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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진 소방 칼럼] 산불 대응의 판을 바꾸자 - AI 기반 예보 체계와 재난안전법 개정이 필요한 이유

박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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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진 소방 칼럼]

산불 대응의 판을 바꾸자

- AI 기반 예보 체계와 재난안전법 개정이 필요한 이유

 

[경기데일리] [조영진 소방칼럼] 산불 대응의 판을 바꾸자

 

올해 산불 통계는 우리에게 뚜렷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 2025년 산불은 459건 발생했지만 피해 면적은 105,099ha로 전년 대비 약 800배 증가했다. 최근 10년 평균의 7배를 넘는 수치다. 발생 건수는 평년과 비슷했지만, 한 번 발생하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초대형 산불이 일상화된 것이다.

 

기후변화가 만든 새로운 재난 환경에서 기존의 인력 중심 감시체계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산불 대응의 패러다임을 ‘발생 후 진화’에서 ‘발생 전 예보’로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는 이유다.

 

유럽중기기상예보센터가 발표한 AI 기반 산불 예측 모델 PoF(Probability of Fire)F는 이러한 변화의 방향을 보여준다. 이 모델은 기온·습도 같은 기상 변수뿐 아니라 초목 분포, 토양 습기, 인구 밀도, 도로 등 19개 요소를 분석해 최대 10일 전 산불 발생 가능성을 예측한다. 기존 모델이 단순히 온도가 높은 지역을 위험 지역으로 오판하던 한계를 넘어, 실제 발화 가능성이 높은 지점을 정밀하게 짚어내는 수준에 도달했다.

 

국내에서도 AI 기반 산불 대응 체계는 이미 실전 단계에 들어섰다. 하남시는 자율비행 드론 스테이션을 구축해 드론이 산림을 순찰하고, AI가 연기·열 신호를 분석해 즉시 담당 부서에 통보하는 체계를 운영 중이다. 광명시는 산 정상에 AI 감시카메라를 설치해 연기·불꽃을 자동 감지하고, 진화 장비와 인력을 대폭 확충해 골든타임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AI가 산불 대응의 속도와 정확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 속도를 법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현행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은 재난관리를 예방·대비·대응·복구로 규정하고 있지만, 정작 재난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탐지하는 ‘예보’ 개념은 법적 체계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국가와 지자체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점검과 진단을 반복해도 대형 산불과 시설물 사고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인력 중심 방식만으로는 재난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제는 재난안전법을 개정해 AI 기반 재난예보 시스템을 국가 재난관리 체계의 공식 요소로 포함해야 한다. 개정의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재난관리의 정의를 ‘예보·예방·대비·대응·복구’로 재정립해 재난관리의 출발점을 예보로 명확히 하는 것이다.

 

둘째, 정부청사·공공기관·병원·학교·군사시설·문화재 등 국가 관리 소방대상물에는 재난 예보·경보 체계를 의무적으로 구축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산불뿐 아니라 화재, 지진, 홍수 등 다양한 재난에 대한 사전 대응력을 높이는 기반이 된다.

 

AI 기반 재난예보 시스템 도입은 산업적 파급효과도 크다. AI 소방제품, 자율 소방로봇, 지능형 관제 시스템, 자연재해 데이터 분석 등 관련 산업이 활성화되고, 독자 기술 확보 시 해외 수출을 통한 국부 창출도 가능하다. 민간 안전기업과 지역 NGO의 참여 확대는 안전 생태계 전반을 강화할 것이다.

 

산불 대응의 판을 바꾸기 위해 필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제도다.

AI는 이미 산불을 예측하고 감지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지만, 이를 국가 재난관리 체계에 편입하는 법적 기반이 없다면 기술은 현장에서 충분히 활용되지 못한다. 재난안전법 개정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지금 필요한 것은 기술을 받아들이는 용기와 제도를 바꾸는 결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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